영국의 정치가였던 윈스턴 처칠은 단명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항상 담배를 입에 물고 다녔고, 위스키를 물처럼 마셨을 뿐 아니라, 여성 편력도 상당했죠. 하지만, 90대 중반까지 건강하게 정치 활동을 펼쳤는데요. 미국의 한 노화연구소장은 “처칠이 담배만 피우지 않았다면 100세는 거뜬히 넘겼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명의 조건을 두루 갖춘 처칠이 장수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겠지만,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언제나 유유자적한 유머를 잃지 않는 태도가 장수의 비결 중 하나인데요. 처칠이 처음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했을 때, 상대후보가 “게으르고 늦잠꾸러기인 사람을 의회에 내보낼 수 없다.”고 이야기하자, 처칠은 아무렇지 않게 “여러분도 나처럼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아침에 결코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응수해 연설장을 폭소로 만들었답니다.
이처럼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화법을 정신과에서는 밴터링이라고 부르는데요. 뇌과학적으로 유머를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뇌는 여유와 웃음 모드로 바뀐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썰렁한 유머라도 하려는 마음이 중요하고, 실제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유머에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법입니다. 대체적으로 낙천적인 사람이 유머를 잘 구사하는데요. 이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분위기가 어색하거나 난처하고 곤혹스러울 때, 유머 한마디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합니다. 뇌의 부정 모드를 긍정으로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좀처럼 뇌피로에 빠지지 않습니다. 바쁘게 일하면서도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지요. 실제로 그들의 마음은 유유자적하고 편안하지요. 남들보다 몇 배로 일을 하면서도 뇌피로가 오기는커녕 거뜬히 잘 견뎌내는데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이런 사람을 ‘뇌력 인간’이라 정의합니다.
스트레스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 하찮고 귀찮은 일이더라도 내가 즐겨하면 병을 만들지 않는데요. 똑같은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는 레저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지만, 생계를 위해 싫어도 해야 하는 어부에게는 힘든 노동이 되어 스트레스성 질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건강의 비결은 간단합니다. 무슨 일이든 신나게 즐기면 되지요. 무슨 일이든 신나서 즐겨하면 뇌피로도 한결 덜합니다. 건강 장수의 70%는 밝고 긍정적인 마음이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잠시 웃을 수 있는 밴터링과 일상을 즐기는 뇌력 강화를 실천한다면, 세계대전 등 불안정한 정세에서도 오랫동안 정치 활동을 펼친 윈스턴 처칠처럼 장수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